짚이 타는 구수한 냄새.. 고향의 향이 있다면 바로 그런 것 아닐까? 전남 무안군 몽탄면 사창리의 녹향가든을 찾아가면 그 짚향이 흠뻑 배인 삼겹살을 맛볼 수 있다. 녹향가든은 무안역 앞의 한적한 시골마을 초입에 자리잡은, 가정집 모양의 허름한 식당이다. 집 뒤편엔 텃밭이 있고, 텃밭 한쪽편에 시멘트로 지어진 창고가 하나 있다. 바로 이 창고가 삼겹살을 짚불에 구워내는 장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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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창리의 짚불구이 원조는 식육점을 겸한 사창 식당이었지만 지금은 없어졌다고 한다.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집이 녹향가든이다. 손님이 식당에 들어와 짚불구이 삼겹살을 주문하면 주인 고은숙(43)씨가 직접 그 시멘트 건물에서 짚에 불을 붙여 삼겹살을 구워낸다. 눈으로 보기에 요리 방법이 간단해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먼저 석쇠에 생고기를 가지런히 놓고 한 움큼 거머쥔 짚단에 불을 지핀다. 불이 순식간에 활활 타오르면 여주인은 요령있게 그 불에 고기를 한순간에 맛깔스럽게 익혀낸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눈여겨 볼 사실이 있다. 삼겹살을 얇게 저며서 불에 올린다는 것이다. 주인 고씨(42)는 “보통 삼겹살 두께로 썰어서 짚불에 구우면 겉은 타고 속은 안 익는다”며 이런 말을 덧붙인다. “얇게 썬 삼겹살을 석쇠에 얹어 짚불에 구워내는 동안 기름기가 쪽 빠지고 맛이 담백해져요. 그리고 여기에 볏짚 향이 은은하게 베이는데 훈제구이보다 오히려 낫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 ||
그렇게 익혀진 삼겹살은 접시에 얹어져 식탁에 오르는데 된장과 풋고추대신 뻘게장과 양파김치가 나란히 놓여진다. 뻘게장은 무안 개펄에 사는 작은 게를 잘게 부숴 담았고, 양파김치는 무안 황토밭에서 자란 것을 고춧가루를 넣어 담근 것이라고 한다. 삼겹살에 고소한 맛의 뻘게장을 발라 입에 넣은 후 아삭아삭하면서 매콤새콤한 양파김치를 한점 곁들이면 진짜 별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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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씨는 삼겹살과 뻘게장, 양파김치 이 세가지의 조화를 홍탁삼합에 비겨 짚불구이 삼합이라고도 부른다. 1인분에 7000원. 고기를 먹고 나서는 뻘게장을 얹어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다. 061-452-6990 몽탄면 사창리에서는 오랜 옛날부터 이처럼 짚불에 고기를 구워먹었다고 한다. 그러나 고기맛을 더 좋게 하기 위해 누군가가 개발한 것은 아니고 인근에 산이 없어 마땅히 땔감이 없다보니 대신 짚을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탄생한 것이라고 한다. [녹향가든 찾아 가는 길] 무안IC에서 나와 1번 국도를 타고 무안 방향으로 간다. 무안읍 못미처 삼거리에 좌회전한다. 무안종합병원 지나 직진. 호남선 무안역 방향으로 가다보면 사창삼거리가 나오고 이곳에서 한번 좌회전한다. 이어서 항공우주과학 전시관과 무안역이 잇달아 나온다. 그곳에 녹향가든 표지판이 있다. *문화일보 이경택기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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