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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용인대 신입생의 죽음, 사고 혹은 살인? '분노의 파장'

by 쭌's 2008. 3. 6.
[마이데일리 = 고홍주 기자] 의혹으로 가득한 용인대 신입생의 죽음과 그 진상을 파헤친 MBC 'PD수첩' 방송 직후 분노의 파장이 커져가고 있다.

'PD수첩'은 4일 방송에서 경호원의 꿈을 안고 올해 용인대학교 동양무예학과에 합격해 용무도를 전공할 예정이었으나 신입생 훈련에 임하던중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강장호 군(19)의 사연을 소개했고, 방송 직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명백한 폭력 행위에도 낙법으로 인한 사고라고 주장하고 있는 학교 측을 지탄하는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또한 "경찰은 조속한 수사로 하루빨리 진실 규명에 나서야 한다"는 성토의 글들도 이어지고 있다.

방송된 내용에 따르면 강장호 군은 용인대학교 합격 통보와 동시에 신입생 훈련에 참여해 뇌출혈로 쓰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훈련 이틀 만에 벌어진 일. 장호 군은 이 사고로 인해 식물인간이 됐고, 4일 오전 끝내 유명을 달리했다.

주위 진술에 따르면 강장호 군은 용무도 시범기술을 익히던 후방 낙법을 연습하다 뇌출혈을 일으켰다고 한다. 그러나 'PD수첩' 제작진이 취재한 결과 미심쩍은 부분이 한 두 군데가 아니었다.

특히 유도 2단 용무도 2단에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유도를 배워왔다는 그가 유도 기술의 기본인 낙법을 하다가 머리를 다쳤다는 것은 믿기 힘든 일. 게다가 용인대 용무도장 바닥전체에 국제 공인의 스프링과 매트가 설치돼 있어 그만한 충격으로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냐는 의문까지 남겼다.

또한 병원으로 후송됐던 당시 강장호 군의 허벅지에서는 피 멍이 발견됐고 경찰 수사 결과 선배들에 의한 구타가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하지만 학교 측에서는 단순한 사고였다는 해명만 있을 뿐 어떤 대처도 하지 않고 있는 상태. 강장호 군이 쓰러지기 전 그를 구타했던 장본인 선배들의 진술도 확보했으나 "심하게 때린 건 아니었다"는 류의 답변만 있을 뿐 시원치 않았다.

답답한 상황 속에 'PD수첩' 제작진은 신입생 훈련에서 자행돼 온 위험천만한 훈련 행태에 대한 증언과 이번 사건의 전말을 단독 입수할 수 있었다. "구토 증세까지 생길 정도로 혹독한 낙법 훈련이 지속돼 왔다"며 고통을 호소한 신입생들은 훈련 자체가 극한의 공포였다는 고백도 덧붙였다.

취재 결과 이미 지난해에도 용무도 학과 신입생이 낙법으로 인한 뇌출혈 증세로 입원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올해도 이번 사건 이전에 훈련으로 인한 뇌진탕 증세를 호소한 학생도 있었다.

훈련이란 허울로 자행되고 있는 가혹 행위와 강도 높은 기합, 이에 대한 충격은 조르기 훈련을 가장해 5-6회씩 신입생들을 기절시키는 훈련까지 있다는 고백에서 절정에 달했다.

그럼에도 학교 측은 이에 대한 진상 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사건 축소 의혹까지 남기고 있다.

식물인간으로 누워 있는 아들을 지켜본 지도 어언 20여일. 피 말리는 하루하루를 보내고도 끝내 눈을 감고 만 아들과 마지막 작별을 고해야 하는 순간 "더 이상 고통 당할 일이 없어 다행이다"라고 오열하는 부모의 모습은 안타깝기만 할 뿐이었다.

장호 군의 부모는 한 생명의 희생에도 사과나 어떤 대책 강구도 없이 형식적인 답변으로만 일관하고 있는 학교 측에 분개한 나머지, 당초 장호 군의 장기를 기증 하려던 계획을 접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정확한 사망 원인을 찾아 진실 규명에 나서고자 장호 군의 유가족은 눈물을 머금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방송 직후 'PD수첩' 시청자 게시판과 용인대학교 홈페이지 내에는 고인의 명복을 비는 글들과 함께 "죽은 자식의 몸을 부검해서라도 진실을 밝혀내야 하는 유가족의 심정을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무예 수련이 아니라 살인 수련이었다", "진실의 은폐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조속한 수사가 필요하다" 등 지탄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4일 방송된 'PD수첩' 내용. 사진=MBC화면캡처]

고홍주 기자 coo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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